명동

오랜만에 가보니 거리가 아주 이뻐졌다.
오늘은 폭우가 주기적으로 쏟아져서,
거리를 걸으면서 완전 물에빠진 생쥐가 되었었지만...
생각만큼 불쾌하지는 않았었어.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건 날씨가 아니라 사람인 듯하다.
조심조심 우산 받히고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를
마치 자기가 들소라도 되는양 우산 끝으로 찍어대며
길 중앙을 돌진하는 웬 할아버지.
순간 나이를 *구멍으로 먹었는지 물어보고 싶어졌었다.

악의가 느껴지는 사회가 있다.
화려한 디스플레이에, 깨끗한 거리, 좋은 조명과 고급스러운 겉보임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을 추하게 늙어가게 만드는 사회.

악의와 피해의식에 쌓여, 
무의식적으로 불편함이 느껴지는 사회가
바로 거기 있었다.

by SvaraDeva | 2008/07/20 04:10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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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7/20 06:33
나는 그 시간에 종각에서 비와 한몸이 되어가고 있었다...--;
Commented by chan at 2008/07/20 23:34
하지만 느끼는건 자신이잖아요.
무엇을 느끼느냐는 자신의 선택입니다.
그 어떤 외부요인도 내 느낌을 창조할 순 없습니다.
난 내 느낌의 창조자이니까..
라고 말하는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요즘..캬캬캬..
Commented by Smila at 2008/07/21 08:49
많이 공감이 가는 글인걸요. 얘기가 좀 빗나가지만, 연세가 드신 분 일수록 타인을 향한 기본매너가 없으신 경우가 많더라구요. 먹고 사는 것 자체가 투쟁이었던 세대라 남을 배려할 여유가 없었던, 또한 나이가 많다는 게 위계질서에서 윗자리라고 생각하던 세대의 분들이라, 그런걸까란 생각을 하곤해요.
Commented by intermezzo at 2008/07/21 13:49
명동가고싶어요 ㅠ_ㅠ 명동에서 충무로까지 걸어가서 필름현상맡기고 대한극장에서 영화 한편 때리고 사진찾아 친구만나 닭한마리 칼국수먹고 생맥주한잔하고 집에 오던 그때가...대체 언제인지 ㅠ_ㅠ

Commented by 낙타친구 at 2008/07/21 13:59
어중띠게 비오는 것보다는 그날처럼 생각없이 퍼붓는 비가 훨씬 좋더라구요. 조심을 포기하고 나면 어찌나 편해지는지.
Commented by SvaraDeva at 2008/07/21 19:17
자그니/ 비와 한몸? 비와 한몸! 비와한몸.

찬님/ 역시 그런 책을 읽고 있으셨꾼요 ㅋㅋㅋ

스마일라님/ 나이 만큼 쌓인게 많으시겠죠?

인터매쪼님/ 오오 자유부인(?)의 삶이었네요. ㅎㅎ

낙타친구님/ 사막에도 비가 오나요? ㅎㅎ
Commented by paprika at 2008/07/23 12:00
악의가 느껴지는 사회, 절대동감. 한국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사람 북적이는 대로를 활보해보고서 이런 느낌이 안 들기가 정말 힘들죠.. 왜 그런가 혹은 왜 그렇게 되었나의 이유에 관해선 나름 생각이 많은데.. 암튼. 그것이 나이들어감과 나이 든 후의 모습과 연결된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에요. 이 사회에 살면서 어떻게 추하지 않게 늙을 수 있는가 하고도 연관이 되기 땜에 더욱 고민스럽고.
Commented by SvaraDeva at 2008/07/23 15:59
파뿌리까님/ 네 절대공감 ㅎㅎ 인생의 목표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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